공무원들이 자살을 했다. 어이없게도 그 이유는 직장 내 괴롭힘과 따돌림이라고 한다. 따돌림을 당한 연령대도 다양하다.

 

우리 사회는 늘 학교에서 일어나는 아이들에 대한 따돌림에만 많은 관심을 두었고, 그에 따른 대책을 마련해왔지만 따돌림에는 나이가 중요하지 않은가 보다.

 

많은 연예인들과 운동선수들이 과거에 저질렀던 따돌림이나 폭력 등으로 무너졌었다. 그런데 현재 공무원 집단에서 동료를 상대로 왕따를 시켜 자살까지 몰아넣었다는 사실이 굉장히 충격적이다.

 

공무원은 누구보다 청렴하고 도덕적 자질이 중요시되는 직업인데, 사람이 죽었음에도 자체 감사를 하고, 대부분 책임을 지는 사람도 없이 마무리되는 것이 더 아이러니하다. 

 

 


 

■ 대전시 20대 공무원 자살

 

2021년 9월 26일, 대전시 9급 공무원 A 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그의 죽음은 친구가 '네이트판'에 사연을 올려 진실 규명을 요구하면서 알려졌다.

 

친구가 올린 글에 따르면, 지난 1월 A 씨는 많은 노력 끝에 대전시의 공무원으로 임용이 되었지만 꿈을 이룬 지 1년도 지나지 않아 하늘나라로 떠났다고 한다.

 

공무원이 된 A 씨는 평소 매일 연락을 하던 친구와도 연락이 뜸해졌고, 항상 야근을 했다고 한다. 그리고 이런 부분에 대해 힘들어하면 후에 소문이 안 좋게 날 것이라고 답했다고 한다.

 

글쓴이는 9월, 연락이 뜸해진 친구 A 씨에게 연락해 요즘 많이 바쁘냐고 물었는데, A 씨는 7월에 부서 이동을 했고 그 이후 많이 힘들다고 답했다고 한다.

 

A 씨는 글쓴이에게 다음과 같이 말했다고 한다.

"어리다고 무시당하고, 혼자 행정직 공무원이라 다른 사람들이 협조를 안 해준다"

"인사해도 안 받아주고, 군대보다도 직원 취급을 안 해준다"

"업무를 물어도 혼자 알아보고 해결하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자존감이 낮아지고 우울하다. 안 좋은 생각도 든다"

 

글쓴이는 A 씨에게 병원 진단과 휴직을 권유했고, 친구는 진단과 처방을 받고 휴직하기 하루 전날 사망했다.

 

병원 진료기록에는 "비웃음을 사고, 무시당했다", "커피를 타오라는 지시를 받았다", "왕따 당해서 밥 먹으러 가자고 말도 못 한다"는 내용이 있었다고 한다. 이에 글쓴이는 '1시간 일찍 출근하여 물 떠놓고, 커피를 타오라는 지시는 부당한 지시가 아닌 걸까?'라고 반문했다. 

 

글쓴이는 친구인 A 씨는 휴직을 내기 전에도 주변의 시선과 인수인계, 그리고 팀 내 분위기를 걱정했지만, 대전시 공무원들은 사실무근이라며 사건을 부인하고 있고, 자체 감사를 하겠다며 본질을 흐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하여 A 씨와 함께 근무한 관계자는 "업무 조정을 요청하여 업무량을 줄여준 적은 있지만 부당한 업무지시는 없었다"라고 해명했고, "직장 내 따돌림 역시 사실무근이며, 조사가 시작되면 적극적으로 임하겠다"라고 밝혔다.

 

대전시는 이에 대한 감사에 착수할 계획이라고 한다.

 

 


 

■ 경기 동두천시 20대 공무원 자살

 

2021년 9월 16일, 경기 동두천시 소속 공무원 B 씨가 자신의 집 15층에서 투신자살했다. 이 사건은 B 씨의 어머니가 '보배드림'에 올리면서 알려졌다.

 

글쓴이에 따르면 B 씨가 근무하던 도중에 동료의 가방이 칼로 손상되는 일이 발생했는데, 그 동료가 아무 증거 없이 정황만으로 B 씨를 범인으로 지목했고, 경찰서에 신고도 했으며, 자신의 SNS에 B 씨를 저격하는 글을 올렸다고 한다. 

 

글쓴이는 B 씨가 경찰 조사를 받고 압박감을 느꼈고, 팀원들의 차가운 시선을 견디지 못하고 자살했다고 주장했다. 

 

* SNS 내용(현재는 삭제된 상태) - "생각하지 말아야지 해도 머릿속에서 계속 맴도니 미칠 노릇이다. 어떤 미친 X한테 물렸다 생각하고 지나가야 되는데 그 뒤에 하는 행동이 사람을 더 미치고 억울하게 만든다. 자기 혼자 모르겠지만 다 너인 거 안다. 앞에서 말만 못 할 뿐이지 다들 네가 한 짓인 거, 사이코패스라는 거, 네가 섬뜩하다는 거 안다. 나이 X 먹고 하는 짓은 중학생 수준이라니 니 인생이 불쌍타."

 

B 씨는 여동생에게 "나는 사무실에 혼자 있었는데, 나보고 왜 (가방) 문을 여닫았냐고 한다", "나는 아니다. 내가 왜 하냐. 진짜 어이없다", "나 시청에서 칼쟁이X 된 것 같다. 기분이 너무 안 좋다. 벌벌 떨린다. 조사팀에도 불려 갔다. 죄인이 된 것 같다", "가방에 스크래치 났는데 나라고 했나 보다. 너무 슬프다"라고 했다고 한다.

 

당시의 B 씨는 범인이 아니라고 주장했지만 사무실 내에 CCTV가 없어서 증명할 수 없었다고 한다.

 

논란이 되자 당사자인 동료 C씨도 입장을 밝혔다. 내용은 다음과 같다.

"사무실 내에 CCTV가 없었지만, 복도의 CCTV를 확인한 결과 당시 잠시 방문했던 민원인 할머니를 제외하고는 사무실에 B 씨 밖에 없었다. 자리를 비운 사이 가방이 칼로 찢겨 있어 충격받았고, 이후 트라우마가 생겨 정신과 치료도 받고 있다"

"B 씨를 지목하여 고소를 하지 않았다. 며칠 숙고 후 범인을 밝혀달라고 수사 의뢰했던 것이다"

"팀원 전체가 일방적으로 B 씨를 범인 취급하는 분위기가 아니었고, 오히려 B 씨 편에서 격려해 준 팀원들도 많았다"

 

 


 

■ 대전시 40대 소방공무원 자살

 

2021년 9월 5일, 대전소방본부 소속 소방공무원이 극단적 선택을 했다. 소사공노(소방을사랑하는공무원노동조합)는 D 씨가 직장 내 갑질과 따돌림으로 괴로워하다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며 진상조사와 책임자 형사처벌 등을 촉구했다.

 

D 씨는 상활실로 발령을 받은 후, 상황실 근무자들이 코로나19 사태 이후 1년 넘게 도시락으로 식사를 해결하는 것을 안타깝게 여겨 개선을 요구했고, 그로 인해 상급자와 갈등이 있었다고 한다.

 

해당 상급자는 회의에서 다른 직원들 앞에서 D 씨를 망신 줬고, 그 이후 다른 직원들도 자신을 따돌린다고 느꼈다고 한다.

 

D 씨가 5월에 자신의 고통을 호소하면서 정리한 자료가 있는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가슴에 큰 돌이 있는 느낌이다. 호흡이 답답하고 숨쉬기 힘들어 새벽에 자주 깨서 약을 먹는다. 가해자를 생각하면 트라우마 때문에 힘들다. 직장 단톡방에서 여전히 저를 조롱하고 있다. 이명 증상은 더 심해졌다"

 

이에 대해 대전시와 대전소방본부는 "직장 내 갑질이나 괴롭힘 등에 대한 신고나 진정서가 접수된 바 없다. 해당 사안에 대해서는 파악 중에 있다"라고 밝혔다.

 

 


 

■ 경기 안성교육지원청 50대 공무원 자살

 

2021년 10월 2일, 경기 안성교육지원청 소속 공무원 E 씨가 안성에 있는 한 폐교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유가족은 언론을 통해 E 씨가 직장 내 괴롭힘과 따돌림 등을 견디지 못하여 극단적인 선택을 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유가족의 주장에 따르면, 센터장이 안성경찰서 정보관(1명)과 안성시청 소속 심리상담사(2명)와 함께 정신과 상담을 받으라는 취지로 E 씨를 한 폐교로 불렀다고 한다. 그리고 이튿날 E 씨는 숨진 채로 발견됐고, E 씨의 차량에서는 직접 쓴 것으로 보이는 메모("내가 죽으면 당신들 탓이다")가 발견됐다.

 

E 씨와 센터장의 카카오톡 내용도 공개가 됐다. 내용은 다음과 같다.

"4개월이 지나도록 면담 한 번 안 한 과장님! 과장님이 저를 죽이는 겁니다. 직위를 이용해 왕따를 조장하시는 현재 상황을 즐기시는 건가요?", "병가에 병조퇴 살이 떨려서 근무를 할 수 없어요. 하고 싶은 말이 많은데, 왜 과장님은 안 들으려고 귀를 닫으십니까"

이런 E 씨의 호소에도 센터장인 과장은 한 번도 답장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E 씨는 직장 내 따돌림으로 정신과 치료도 받았으며, 진단서 소견에 따르면 '불안, 우울 감정조절 어려움, 불면' 등의 증상을 보였다고 한다.

 

해당 과장은 한 언론과의 통화에서 "E 씨에 대한 직장 내 괴롭힘과 동료 직원 등의 따돌림 여부에 대해 이번 입장이 정리가 되고 나중에 말씀드리겠다며, 민원조정위원회 사안이 있어 추후 알려드리겠다"라고 답변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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